위클리 지관

위클리 지관에서는 평범한 일상속에서 잠시 '멈춤'신호를 받을 수 있는 삶의 물음들을 살펴봅니다. 책, 영화, 강연, 칼럼 등 다양한 컨텐츠를 통해서 매주 하나의 물음을 사유합니다. 매주 수요일, 나와 나를 둘러싼 세계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VOL.165] 변화를 위한 시작, 11월의 전시 소식

허혜선
2024-11-12
조회수 177


어느덧 11월의 중반입니다. 그러고 보니 언제부턴가 수능 한파라는 말도 무색해진 것 같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어린 청춘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저마다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계절의 추가 멈춘 것만 같은 고요함 속에서도 선택과 상처와 작은 시작들로 엮인 우리의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습니다. 그 삶의 궤적을 따라가는 듯한 11월의 전시 소식을 전합니다.


그렇게 날카로운 시간의 모서리—시시각각 갱신되는 투명한 벼랑의 가장자리에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간다. 살아온 만큼의 시간 끝에 아슬아슬하게 한 발을 디디고, 의지가 개입할 겨를 없이, 서슴없이 남은 한 발을 허공으로 내딛는다. 특별히 우리가 용감해서가 아니라 그것밖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한강, <중에서 



또 다른 진화가 있다, 그러나 이에는ㅣ서울 리움미술관
출처 : 리움미술관 유튜브 채널  

리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아니카 이의 이번 전시 제목은 불교 간화선의 참선법 화두(話頭)의 문답 방식에 영감을 받은 것입니다. 작가는 생명과 비생명, 자연과 인간, 물리적 세계와 상상의 세계 사이에 경계를 넘어 새롭게 변화하고 적응하는 진화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저는 유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 살아있는 것과 기계적인 것 사이에 모호한 경계를 탐구하며 작업해 왔습니다. 이러한 상태들의 공존은 미학적일 뿐만 아니라 철학적인 것이며 우리가 만든 기술과 세계 사이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아니카 이
출처 : 리움미술관  
작가는 고생대 단세포 동물성 플랑크톤인 방산충류에 영감을 받아 촉수의 움직임을 기계장치로 구현한 연작을 전시했습니다. 촉수의 동작과 마치 숨을 쉬는 듯한 움직임은 마치 작품이 살아있는 생물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ㅣ우리 진화의 미래
출처 : 리움미술관  

원형 미러 안에는 해양 유래 형광 단백질을 발현하도록 유전자 조작된 대장균이 배양되고 있습니다. 컬럼비아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연구실과 협업한 이 작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박테리아가 점차 색을 드러냅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생태계의 순환, 그리고 생명과 기술의 유기적인 결합을 보여줍니다.  작가는 모든 존재는 생태계의 일부임을 깨닫게 함과 동시에 더욱 확장된 진화의 지평을 제시합니다.

■ 기간: 2024.9.5(목)-2024.12.29(일)
■ 시간: 화-일 오전 10시-오후 6시
■ 장소: 서울ㅣ리움미술관
■ 안내: 02-2014-6900

브레드 어반 테일러 초대전ㅣ 대구 달서아트센터
출처 : 달서아트센터
"나의 작품들은 한상 손상되고 마모되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결과물로 남는다. 즉 나의 작품들은 시간을 경험한. 나는 이러한 변화들을 관찰하며 작품들이 내가 선택한 범위에서 벗어나 진화한다는 점을 받아들인다." 
-브레드 어반 테일러 
ㅣ변화하는 이 순간에 대한 이야기 
세상에는 고정된 본질과 형태가 존재할까요? 작가는 그러한 고정된 형태의 개념을 뒤흔들며, 예술과 자연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물질과 그 아름다움을 탐구합니다. 그는 불, 압력, 그리고 시간을 도자에 가하여, 형태가 억압에서 해방되는 순간을 구현했습니다. 
출처 : 달서아트센터 유튜브 채널

불과 물질이 만나 작품으로 만나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한다” 

-브레드 어반 테일러

그의 작품은 작가의 의도를 표현하기 보다는물질 자체가 자유롭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그는 점토가 불과 만나면서 일어나는 열가소성 변화를 작업의 주요 매체로 사용합니다열가소성 변형은 도자 예술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균열압력에 의한 변형슬럼핑 등을 작품에 반영하며점토가 지닌 생명력과 그것의 무한한 가능성을 관객들에게 전달합니다이러한 작업은 인간이 만들어낸 것들이 결국 자연에 의해 변형되고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가는 과정과도 닮아 있습니다.

출처 : 달서아트센터

불길 속에서 재탄생한 작품들은 마치 자연의 지질학적 과정에서 오랜 시간 동안 압력과 열에 의해 형성된 암석처럼 보이며일그러지고 뒤틀린 형태는 파괴적인 아름다움과 독창적인 생명력을 갖게 됩니다

ㅣ이해할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찬사 

그의 작업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물질이 스스로 변형되는 과정을 조용히 지켜보는 것입니다이 때문에 그의 작품은 물리적인 형태의 변화뿐만 아니라그 형태가 끊임없이 움직이며 새롭게 창조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작가는 변화의 순간이 가장 순수한 형태의 아름다움이라고 말합니다우리의 삶은 어떤 궤적을 그리며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을까요

■ 기간: 2024.10.18(금)-2024.11.23(토) 
■ 시간: 월-토, 오전 10시-오후6시
■ 장소: 대구ㅣ달서아트센터
■ 안내: 053-584-8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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